10여 년 만에 에른스트 저택을 찾은 클레르 드 올리베흐 백작. 그는 숙모의 당돌한 하녀 미셸과 사사건건 부딪치며 즉흥적인 행동을 하는 자신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그런 자신을 외면한 채 파리로 돌아간다. 그리고 보름 후, 친구 아르망의 저택을 방문한 그는 예상치 못한 인물을 발견하고 당황하는데... 이파람 로맨스 장편소설『랑브리』.
프롤로그 9 1. 10년 만의 생일 파티 19 2. 새로운 시작 44 3. 레이디 수업 75 4. 추억 103 5. 헛된 꿈 136 6. 비밀 163 7. 그들의 사랑법 188 8. 약속 221 9. 두 번의 장례식 265 10. 진실 287 11. 그만의 프러포즈 319 에필로그 345 작가 후기 358
"제발! 주, 주인님!" 상전의 몸에 상처를 입히는 것은 하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하물며 고양이가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죽임을 당해야 마땅했다. "고양이를 살리고 싶어?" '그럴 수만 있다면!' 내일이면 떠날 손님의 손에 새끼를 밴 미르가 죽임을 당한다면 녀석과 정이 들어 버린 그녀를 비롯한 모든 하인들이 슬픔에 빠지고 말 것이다. "그럼 키스해." "....!" "내가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키스해. 그럼 고양이를 살려 주지." 우뚝 버티고 선 클레르는 얼음 기둥처럼 시리고, 선뜻 다가가지 못할 정도로 냉랭했다. 무슨 생각으로 그런 요구를 하는 것인지 불안해진 미셸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어둠 속에서 그녀를 바라보던 검은 눈동자가 비웃듯이 번뜩였다. "싫어?" 자신의 입술과 미르의 목숨을 바꿀 수 있다는데 망설일 게 뭐 있을까. 키스로 입술이 닳는 것도 아니고 딱 한 번만 하면 될 것이다. 까치발을 한 그녀의 입술이 그의 턱에 닿았지만 비틀거리다가 떨어져 나갔다. 꿈쩍도 안 하던 그가 머리를 앞으로 약간 숙이자 입술이 간신히 마주쳤지만 그녀의 발은 곧바로 바닥으로 내려앉았다. "정말!" 갑자기 그의 오른손이 튀어나와 '헉!' 소리가 날 정도로 그녀의 허리를 거칠게 감아 당겼다.
